겁쟁이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보자고 다짐했건만 나의 약 8개월의 기간을 돌이켜보자면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뚜렷한 목적 의식도 없이 좋은 학점과 장학금 몇푼에 나를 위로하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자위하고 산책하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미술관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도 마셨다. 어느 하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딜레탕트적 취향에 몰입하며 위안하고 있었다. 삶의 어느 순간에 있어서 중대한 선택을 앞둔 이 시점에서 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막연한 두려움이다.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어떤 사건들에 대한 두려움 말이다. 의미없고 허상적인 부정적 가능성에 너무 골몰한 나머지 겁쟁이가 되어버렸다. 나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닥뜨리지 못하고 주변만을 배회하며 작은 것에 만족하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결정의 만료 기한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결정의 유보가 어느 임계지점을 돌파한 순간 나의 두려움은 현실이 되어버릴 것이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은 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by Amnesiac | 2009/02/18 10:41 | Diary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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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tapelia at 2009/02/21 01:22
하이데거나 쇼펜하우어를 들먹일 것도 없이

존재의 본질은 불안이죠..

그냥 불안에 직면해야하는건가봐요..
Commented by 현아 at 2009/03/11 14:47
Commented by 헌주 at 2009/06/21 16:31
머 이렇게 어려운말을 쓰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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